비행기나
새
와
같이 날아가는 것들을 포착하고 그것들을 올려다보는 일은 늘 시야 밖으로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까지의 여운을 동반한다. 넓고 평평한 두 발로 땅 위에 선 우리는, 지금 우리 이마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이, 그리고 저 날아가는 것들이 타고 가는 그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다. 그 때문일까?
바람을 거슬러 날아가거나, 바람에 등을 맡긴채 흘러가거나, 그 정답은 비행하는 것들만의 전유물이다. 온 몸을 훑는, 뜨거운 마찰열을 견뎌내는 것들에게 내려진 보상인 셈이다.
우리가 쥐고 있는 이 돌은 바윗적 시절부터 줄곧 비행하는 존재들을 동경해왔다. 저 멀리 머리 위를 지나는 것들을 올려다보며 넓적한 바닥면을 괜히 들썩여보던 그 돌이, 그렇게 깎이고 닳아 이제 우리 손 위에 놓이게 되었다. 던져진다면 이내 하락의 포물선을 그릴 것이다. 그럼에도 우리는 그 각오와 함께 진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.
<진짜 돌>의 열네명의 작가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‘진짜 돌’을 그려낸다. 그것은 손에 쥐어진 채 아직 비행을 꿈꾸는 돌일 수도 있고, 바람에 실려 날아오른 뒤 하강의 운명을 맞이한 돌일 수도 있으며, 혹은 단단했던 표면이 깨져버린 잔해일지도 모른다. 각자의 재료와 방식으로 펼쳐진 이 작업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, 그럼에도 하나의 곧은 질문을 공유한다.
이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와 어디로 흘러가는가. 온몸을 내던져 이루어내는 찰나의 비행, 그 이륙과 착륙으로 정의된 열네 결의 바람들. 이 전시는 진짜 우리, 돌들의 진짜 이야기를 나누며, 관객 각자의 비행하는 ‘진짜 돌’을 그려보도록 초대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