유영하는선
Soyoung Lee

oil on canvas, wooden structure

작가는 디지털 시대에 일어나는 입력과 출력 같은 반복적이고 증식적인 운동의 흐름에서 날것의 움직임을 발견한다. ‘선’으로 명명되는 이 역동은 작가의 작품 속에서 경계를 만들고, 나누고, 연결하고, 가두는 주체가 된다. 이 유기적인 선들의 중첩으로 작가가 정의하는 ‘자가증식적 다공간’은 작가와 관객을 물리적 세계에서 분리하고, 정신적 실재를 마주하게 하는 무대가 된다.

 <유영하는 선>은 화면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울타리와 그 사이를 곡예하듯 넘는 신체와 닮은 존재를 그린다. 그것은 스스로의 물성에 움직임을 모두 맡긴 채 망망한 화면을 넘나들고 있다.  이는 작품의 개념적 배경이 되는 디지털 공간의 미디어 파동에서 무수히 재생산되는 언어와 그 흔적들을 닮아있다. 우아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존재의 움직임은 시선을 이끌며 서서히 화면 속 스스로의 경계를 흐트러뜨리고, 새로운 다공간을 드러낸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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